Posted by: ntrolls | July 21, 2011

Luna(루나) – Stefan Feld

Stefan Feld가 2010년에 Z-Man Games에서 내놓은 Luna입니다. 너무 하드코어하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은 독일식 전략 게임의 표준인 Alea 시리즈 큰박스를 최근 맡아놓고 디자인하고 있으니 Stefan Feld는 지금 독일 주류 디자이너중에 제일 잘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달을 섬기는 제사장을 뽑기 위해 각 분파가 서로 힘을 겨룬다는 테마는 조금 심하게 어거지 느낌이 납니다만, 게임의 구조는 나름 흥미롭습니다. Luna는 일꾼 배치(worker placement) 메카니즘과 약간의 영향력 게임을 섞어놓은 것 같은 구조입니다. 여기에 어느 섬에 제단(shrine)을 지을 것인가 하는 점이 약간의 경제엔진 만들기 요소를 느끼게 합니다. 이미 한글로 규칙이 번역되어 있으니 게임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일은 생략하겠습니다.

Luna가 플레이어를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은 일꾼을 섬에서 사원으로 옮기는 페이스입니다. 너무 빨리 옮기면 1) 섬에서 사용할 일꾼 갯수가 부족해지고 2) 낮은 숫자의 사원 타일밖에 차지할 수 없으므로 장기적으로는 사원에서 밀려나며 상대 플레이어에게 점수를 줄 확률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너무 기다리면 1) 게임 도중 라운드 말미의 스코어링 때 손해를 보고 2) 전술적으로 중요한 사원 타일을 놓칠 수 있습니다.

아울러서 뭔가 유의미한 성과를 내려면 액션 여러 개를 연속으로 써야만 하는 부분이 재미있습니다. 라운드가 끝나는 기준이 “플레이어 전원이 패스”가 아니라 “패스 액션이 4번 선택됨”입니다. 만약 한 명이 라운드를 빨리 끝내려 하고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액션을 계속하려고 한다면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매 턴마다 할 수 있는 액션을 크게 제한한 것은 Stefan Feld의 최근 Alea 디자인인 Die Burgen von Burgund에서도 비슷하게 반복되는 경향입니다.

플레이어간 인터랙션이 상당히 낮은 – 없진 않지만 매우 간접적인 – Die Burgen von Burgund에 비해 Luna에서 사원 타일 선점을 두고 벌어지는 싸움은 딱 적절한 양의 상호작용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둘 중 Luna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Posted by: ntrolls | November 28, 2010

String Railway (끈 철로) – Hisashi Hayashi

Japon Brand에서 2010년 Essen에 발표한 String Railway입니다. 게임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양 끝이 묶인 긴 큰으로 테이블 위에 플레이 공간(도시 영역)을 지정하고, 그 안에 좀 더 짧은 끈으로 산과 강을 표시한 뒤 각자 자기 색깔의 끈 5개(같은 길이의 짧은 끈 4개와 긴 끈 1개)를 이용해 철로를 놓고 점수를 따면 됩니다.

철로로 점수를 따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기 차례가 되면 작은 정사각형 모양의 철도역 타일을 뽑습니다. 타일의 종류에 따라 이 역을 지날 수 있는 철도 회사의 갯수, 지나갈 경우 얻는 점수 등의 정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역(타일)을 도시 안에 배치한 다음 5개의 철로 끈 중 하나를 원하는 철도역에 걸치게 원하는 모양으로 건설(?)하면 됩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이해가 훨씬 더 빠르실 것 같습니다.

IMG_1160

끈이 5개씩이므로 5턴이면 게임이 끝납니다. 역 타일에 표시된 아이콘이 좀 직관적이지 못한 면이 있지만, 게임 자체는 가족이 즐기기에 충분히 유쾌한 것 같습니다. 여타의 Japon Brand 작품들처럼 Z-Man이 새로운 에디션을 내놓을지 궁금하네요.

Posted by: ntrolls | November 28, 2010

Merkator(메르카토) – Uwe Rosenberg

(워낙 조명 상태가 안좋은데서 플레이하다보니 사진이 또 없습니다-_-;; )

Merkator는 Agricola와 Le Havre, Gate of Loyang으로 연타석 안타(홈런?)을 치고 있는 Uwe Rosenberg의 2010년 신작입니다. 게임이 나오기 전부터 “Le Havre on steroid”라는 평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는데, 해보니 정말 맞습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Merkator는 Le Havre를 좀 더 매끈하게 다듬은 작품이라는 느낌입니다. 한 번 해보고 시스템을 논하기에는 카드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미묘한 뉘앙스가 더 중요한 작품이고, 저는 Rosenberg의 작품들 사이에서 이 게임의 포지셔닝 위주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Agricola는 Caylus의 뒤를 이어 제대로 된 일꾼 배치(worker-placement) 게임이었죠. Le Havre는 비슷한 듯 하면서고 뭔가 달랐는데, 가장 큰 차이는 바로 플레이어마다 일꾼 마커가 1개밖에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Merkator는 이 점을 좀 더 밀어붙여서 아예 공용 마커 1개를 유럽 전역에 움직이며 자원을 모으는 것을 게임의 주목적으로 합니다. 각 도시를 방문할 때마다 1) 그 때까지 해당 도시에 쌓인 자원을 받고 2) 지도에 의해 연결된 “주변 도시에” 연관된 상품을 1개씩 더합니다. 승점을 쌓는 주된 방법 중 하나는 이렇게 해서 모은 다양한 조합의 자원을 요구하는 계약을 납품하는 것입니다.

자원의 조합을 효율적으로 모은다는 메카니즘의 매력, 그리고 그걸 극단까지 밀어붙여보고자 하는 디자인 의도는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전체적으로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자원을 모으기 위해 온 유럽을 돌아다니는 게 주된 테마이면서 지리적 위치와 연결관계가 하는 역할이 별로 없다는 게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물론 특정 도시의 경우 “더 멀리/더 가까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동을 위해 “시간”을 더 쓰거나 돌려받는다는 개념이 존재하지만… “시간”을 더 내거나 돌려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지 않나요;;; 차라리 지리적 개념을 그보다 좀 더 잘 짜여진 “시장” 개념으로 대체할 수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Le Havre에서 물려받은 “일꾼 배치” 개념이 오히려 악영향을 끼쳤다고나 할까요.

Posted by: ntrolls | November 14, 2010

London(런던) – Martin Wallace

(사진이 없습니다;;)

Martin Wallace 아저씨가 올해 Essen에 내놓은 London을 플레이해봤습니다. 사실 박람회가 시작하기 전에 공개된 게임 규칙을 읽고 “이건 안사도 되겠군(?)”이라고 마음 속으로 결정했는데, 굉장히 주관적인 이유를 꼽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런 것도 이유가 될지는 모르겠지만)그 분 게임 치고는 너무 간단하다.
  2. (1번에 이어) 게임 내용만으로 보자면 그냥 카드 게임이다 – 보드는 왜 넣었나?

저는 게임보드에 지리/공간적 요소가 있는 걸 더 좋아하다보니, 런던 지도가 떡하니 들어는 있지만 사실상 게임에서 하는 역할은 50%가 간단한 book-marking, 50%는 카드 진열대(!)인 London의 보드는 별로 마음에 들지가 않았던 것입니다;;

각설하고, 게임플레이에 대한 감상은 이렇게 정리해보고 싶습니다. 지난 몇 년간 Caylus/Agricola에서 시작된 일꾼 배치(worker placement) 게임의 유행과 더불어 게임게 최대의 이슈는 CCG의 요소를 차용한 카드게임 전성시대일 것입니다. Dominion은 덱빌딩을, 올해의 관심작 7 Wonders는 MtG의 드래프팅을 메인 시스템으로 이용해서 성공한 게임들이죠. London은 여기에 대한 Martin Wallace 나름의 응답(?)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듭니다.

게임 턴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카드 1장을 뽑고 (덱에서 안보고 뽑거나 보드에 진열된 카드 중 뽑거나) 다음 액션 중 1가지를 골라 합니다.

  • 손에 든 카드 사용
  • 도시 운영(run the city)
  • 런던 보로우(borough: 우리 나라로 치면 區 정도 됩니다) 한 개 구입
  • 카드 3장 더 뽑기

게임의 핵심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액션입니다. 손에 든 카드를 사용할 경우, 대부분은 해당 비용을 지불하고 카드를 자기 앞에다 내려놓게 됩니다. 카드에는 런던과 관련된 여러가지 건물이나 시설 등이 명시되어 있고, 기본 비용은 같은 색깔의 다른 카드 한 장(추가로 돈을 요구하는 카드도 있습니다)입니다. 비용으로 지불한 카드는 보드 위의 카드 디스플레이에 추가되어 다른 플레이어가 자기 턴을 시작할 때 덱에서 카드를 받는 대신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자기 앞에 카드로 지어진 건물/시설이 어느 정도 생기고 나면 도시 운영 액션을 택할 수가 있습니가. 각각의 건물이나 시설은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이 기능들은 도시 운영 액션을 선택할 경우에 발휘(activated)되며 일부 카드에는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내야 하는 비용(역시 다른 카드 혹은 돈)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카드의 기능에는 돈/승점을 받는다던지, 가난(poverty) 큐브의 갯수를 늘리거나 줄인다던지 하는 등이 있습니다. 한 번 도시 운영이 끝나고 나면 카드 종류에 따라 1회성 카드는 뒤집어서 사용했음을 표기하고 여러번 쓸 수 있는 카드는 그대로 유지합니다. 마지막으로 손에 든 카드 장수와 자기 앞에 지어놓은 건물 스택의 갯수, 그리고 런던 지도 위에 표시된 자기가 소유한 보로우(borough)의 갯수에 따라 가난 큐브를 추가로 받습니다. 게임이 끝났을 때 가난 큐브 갯수가 많은 플레이어들은 벌점을 받게 됩니다.

이 메카니즘이 플레이어에게 제시하는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언제 도시 운영을 택할 것인가: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개입되어 있습니다. 원하는 건물을 다 지었는지, 돈이 부족해서 당장 운영을 해야 하는지, 운영에 필요한 자금은 확보되어 있는지, 1회만 사용할 수 있는 건물을 사용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되었는지, 손에 든 카드가 너무 많아서 가난 큐브를 너무 많이 받게 되지는 않는지 등등.

핸드 크기를 몇 장으로 유지할 것인가: 매 턴 카드 1장은 무조건 받아야 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한 핸드 크기가 쉽게 줄지 않습니다. 핸드 크기는 역시 가난 큐브 갯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능한 선택지를 열어두기 위해 마냥 핸드 크기를 크게 유지할 수 없습니다.

언제 보로우를 구입할 것인가: 이 문제는 핸드 크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한 편으로는 도시를 운영한 뒤 가난 큐브 갯수를 계산할 때 자기가 소유한 보로우 갯수만큼 제하고 받으므로 많으면 많을 수록 좋습니다. 게다가 게임이 끝났을 때 해당 보로우별로 승점도 받습니다. 그런데 보로우를 구입하면 그 순간 보로우별로 지정된 장수만큼 카드를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당장 다음번 도시 운영시 가난 큐브 갯수는 늘어나기 십상입니다.

자기 앞에 건물을 몇 개나 지을 것인가: 카드를 이용해 건물을 건설할 경우, 새로운 건물 스택을 만들 수도 있고 기존에 지은 건물 위에 덮어서 놓을 수도 있습니다. 한 번 도시를 운영할 때 최대한 많은 기능을 사용하고 싶다면 스택 갯수를 늘려서 여러 개의 건물을 동시에 사용해야 합니다. 한데 역시 가난 큐브 갯수를 계산할 때 스택 갯수만큼 받게 됩니다.

게임의 핵심은 더 큰 핸드 크기/더 많은 건물 스택으로 다양한 기능/득점 가능성을 추구하는 것과 가난 큐브를 통한 벌점을 피하는 것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입니다. 보로우들을 보면 전통적으로 가난한 노동 계층이 살았던 동부 런던의 경우 구입 가격이 싸고 받는 승점도 적은 대신 구입할 때 받는 카드 장수는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카드가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는 핵심 메세지인 셈이죠 :)

견고하게 디자인이 잘 된 것은 사실이지만, 평소 Martin Wallace가 내놓는 디자인 복잡도에 비하면 확실히 좀 가벼운 게임인 것도 사실입니다. 호불호는 여기서 많이 갈릴 듯 하네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Treefrog 라인을 만든 이래 내놓은 게임들은 대체로 좀 더 가벼운 편이었죠. 여전히 “이건 꼭 가져야겠다”는 생각은 별로 안들지만, 막상 플레이해보니 룰북으로는 알 수 없었던 매력이 한 가지 있긴 했습니다. 바로 카드에 등장하는 런던의 건물들이 주는 매력입니다. 물론 제가 지금 거기 살아서 감회(?)가 더욱 큰 면도 있겠지만(예를 들어 런던대학/University of London 카드에는 지금의 UCL 도서관 건물이 그려져 있는데, 그 아래 있는 구내식당에 밥먹으러 다니거든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이 도시에 바치는 오마쥬로 손색이 없는 것 같습니다 :)

Posted by: ntrolls | November 11, 2010

Essen 2010 신작 촌평

리뷰랄 건 없고 해본 게임들 간략한 느낌 정리입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해 본 것도 몇 개 없네요;;;

7 Wonders: MtG식 드래프팅에 문명 테마를 입혔다고 해서 떠들썩했던 게임입니다. 매끈하게 잘 만들었고, 다들 룰에 익숙하다면 15분 안에 한 게임씩 뚝딱뚝딱 할 수 있습니다. 특이하게 3~7명까지 플레이할 수 있는데 정작 가장 직접적인 인터랙션은 자기 양 옆에 앉은 플레이어하고만 벌어집니다. 카드 드래프팅이 메인 메카니즘이다 보니 자기가 옆으로 돌려보낸 카드가 간접적인 인터랙션을 가져오는데, 테이블에 앉은 사람 수가 적을수록 자기가 돌려 보낸 핸드를 다시 보는 주기가 짧아지므로 전략적으로 고려할 점이 더 많아진다고 하겠습니다. 7명 꽉 채워서 해보고 딸랑 3명으로도 해봤는데 3인 플레이가 훨씬 더 나았습니다.

K2: 박람회 기간 중에 Fairplay 차트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두면서 화제가 된 게임인데, 난이도 면에서는 Snow Tails 비슷한 정도의 레이싱 게임이고 가족이 함께 하기에 크게 손색이 없습니다. 제한된 핸드가 정말 극한적안 환경에서 산에 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긴 하지만, 메카닉상으로 크게 특기할만한 점은 없는 듯.

Parade: 아마 작년에 Japon Brand에서 나온 게임을 올해 Z-Man이 픽업해서 재출판한 것 같은데, 꽤 괜찮은 아이디어의 카드게임입니다 (직관적인 면은 좀 떨어지지만). 테마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게임에 억지로 Alice in Wonderland의 일러스트를 입힌 공을 높이 삽니다 :)

1655 Habemus Papam: 역시 Fairplay 차트에서 선전한 게임인데, 교황을 선출하는 conclave라는 테마가 신선하긴 한 반면에 게임 자체는 극히 제한된 양의 통화를 가지고 진행하는, 비교적 간단명료한 경매입니다(점수 계산에는 약간의 셋컬렉션 요소가 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교황 선출이라는 테마가 메카니즘을 이해하는데 약간 방해가 되지 않나 하는 의구심도 듭니다만 게임 자체는 나쁘진 않습니다;;

조만간 Poseidon을 해보고 제대로 리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ntrolls | September 17, 2010

Egizia

EgiziaLeonardo da Vinci를 만들었던 디자이너 그룹(예, 특이하게 개인이 아닌 집단입니다) Acchittocca에서 2009년에 Hans im Glück을 통해 발표한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Leonardo da Vinci는 좀 정리가 덜 된 느낌이었는데 몇 년이 지나는 동안 발전이 있었을까요?

플레이어들은 이집트에서 돌을 캐고 일꾼을 부려 피라미드와 신전, 오벨리스크를 지어야 합니다. 이제는 좀 지겹다면 지겨운 이집트 테마를 걷어내고 게임의 엔진을 들여다보면 Caylus의 일꾼 배치 시스템을 나름 졀묘하게 변형한 시스템을 볼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부분만큼은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습니다…만, 이 엔진을 이용해 승점을 부여하는 부분에 좀 불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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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나일강과 그 양쪽으로 자리잡은 각종 액션들입니다. Caylus의 길을 따라 펼쳐진 건물들을 생각하시면 됩니다(정확히는 강 한쪽에는 보드에 지정된 액션들과 득점에 필요한 스핑크스/오벨리스크/피라미드 건설 장소가 있고, 반대편에는 매 턴마다 바뀌는 액션 카드들이 있습니다만, 일꾼을 놓아서 액션을 선택한다는 기본은 바뀌지 않습니다). Egizia는 Caylus의 도로/건물 시스템에 두 가지 아주 재미있는 변형을 가합니다.

  1. 플레이어가 액션을 선택하기 위해 내려놓는 말은 사람이 아니라 배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나면, 일단 배를 한 척 내려 놓으면 그 다음 배는 이전에 내려놓은 배보다 강의 하류 방향으로 더 내려가서 놓아야 합니다.
  2. 점수를 내기 위해 Caylus에서 도로 이외의 공간인 성으로 일꾼을 보내야 하는데 비해, Egizia에서는 득점을 위해 일꾼을 보내야 하는 공간(건설 장소) 또한 강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1번과 2번이 결합된 결과 플레이어의 액션 선택에는 큰 딜레마가 생깁니다. 아무리 매력적인, 혹은 남에게 뺏기기 싫은 액션 카드나 칸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건설 장소를 지나쳐야 한다면 기회비용이 엄청나게 커지는 것이죠. 자신의 득점을 위해 남이 잘되는 꼴(?)을 보느냐, 아니면 남을 방해하기 위해서 자신이 득점할 기회를 포기하느냐.

나일강을 이용한 기본 메카니즘이 아주 훌륭한 데 반해서 점수 계산 방식에는 불만스러운 구석이 좀 있습니다. 첫째, 건설 장소 중 스핑크스 칸에서는 실제 스핑크스를 짓는 것이 아니라 일꾼을 이용해 스핑크스 카드를 뽑게 되는데, 카드의 내용인즉 게임이 끝났을 때 다양한 조건에 따라 승점을 받는 것입니다. 문제는 승점의 양이 만만치 않음에 비해서 이 카드가 게임이 끝날 때까지 비밀로 남는다는 것입니다. 결국 게임의 승부를 좌지주지할 수 있는 양의 점수가 게임이 끝나야만 공개되게 되는데, 아무래도 김빠지는 점이 있습니다. 둘째, 나일강이 얼마나 범람했는지에 따라 수확할 수 있는 곡식의 양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일꾼들의 밥을 못먹이게 되면 벌점을 받는데 게임 초기에 이 벌점을 한 번 잘못 받으면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둘 중 더 큰 문제는 아무래도 첫 번째 이슈라고 하겠습니다.

(디자인 외적인 문제 한 가지: 게임 룰북이 좀 엉망입니다-_-;; 정리도 잘 안되있고 표현이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아서 BGG에 규칙 질문이 엄청나게 올라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조금만 마무리가 더 좋았더라면 싶은 디자인입니다. 길을 따라 단선 구조로 배치된 액션을, 방향을 거스를 수 없게 고른다는 아이디어는 훌륭했기 때문에 조만간 다른 게임에서 보게 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숨겨진 점수 는 기호에 따라 문제가 된다고 느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일단 한 번 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득점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지 않으신다면 썩 훌륭한 게임입니다 :)

Posted by: ntrolls | September 12, 2010

Duck Dealer

네덜란드 회사인 Splotter에서 2008년에 내놓은 작품입니다. 그 해 Essen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 사람들이 박람회 시작 시간도 전부터 부쓰 앞에 줄을 서서 개장과 거의 동시에 가져온 물량이 동이 나는 해프닝(?)을 기록했던 게임입니다. 한데 정작 박람회가 끝난 다음에는 예상했던 만큼의 이슈를 몰고 오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Splotter의 디자인이 워낙 소수의 매니아들을 노리는 경향이 짙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게임 자체는 과연 어떻길래…?

Duck Dealer는 이른바 pick up & delivery 시스템을 무한한 자유도와 결합한 게임입니다. 게임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서로 다른 행성들을 연결하는 우주 고속도로망과 원자재에서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가공과 조합을 거쳐 고급 상품에까지 이르게 되는 상품 테크트리입니다. 테크트리를 이용해서 상품을 가공하고, 자신의 우주선에 이를 싣고 항해를 거듭하며 교역을 해서 돈을 가장 많이 모으는 사람이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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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또 하나의 재미있는 장치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Duck Dealer의 턴 종류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에너지 수집 턴과 액션 턴입니다. 에너지 수집 턴에는 생산, 교역, 그리고 이동을 위해 필요한 세 가지 다른 종류의 에너지(사진에 얼핏 보이는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나무 디스크가 에너지 마커입니다)를 “모으기만” 합니다. 현재 자기 배에 장착된 설비의 종류에 따라 자기가 받을 수 있는 에너지 마커 갯수를 계산한 다음 받으면 끝입니다.

액션 턴은 이렇게 모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턴입니다. 고속도로를 따라 우주 공간을 이동하는 데, 원자재를 구입하는 데, 자재 가공을 위해 공장을 세우는 데 등등 모든 액션에 에너지 마커가 필요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전체 게임의 길이가 액션 턴 갯수로 제한되어 있고 플레이어마다 같은 횟수의 액션 턴을 가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입니다 – 이번 차례에 에너지 턴을 고를 것인지 액션 턴을 고를 것인지는 플레이어 마음대로 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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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재미있는 집단 사고(group thinking)가 벌어집니다. 이익이 많이 나는 계획을 세우려다보면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고, 따라서 에너지 턴을 여러 번 선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에너지 턴만 너무 잡다 보면 1) 액션 턴이 몇 개 안남아서 자신의 계획을 모두 완성하지 못한 채 게임이 끝나버릴 수 있고 2) 보드 위 상황이 자신이 원래 세웠던 계획과 너무 틀어질 수 있습니다. 이 두 갈래 길에서 고민하다보면 게임의 페이스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모두다 조금씩 조급해하면 별로 점수가 나지 않은 채 금새 끝날 수도 있고, 반면 전원이 장기적인 페이스로 갈 경우 테크트리 윗쪽 상품을 다룰 수 있게 되어 고득점 게임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제가 플레이한 게임의 경우, 다들 꽤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BGG에 실린 다른 세션 리포트와 비교해봤더니 점수가 거의 절반 수준이어서 놀란 경험이 있습니다.

Splotter 디자인의 일관된 특징은 적당한 복잡도의 열린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마음대로 해보세요”라고 플레이어에게 전략적 자유를 최대한 부여하는 데에 있습니다. Indonesia나 또 다른 pick up and delivery 게임인 Roads & Boats같이 말이죠. 이런 개방성을 얼마나 좋아하느냐에 따라서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Duck Dealer는 조금 애매했던 것 같습니다: R&B같이 정말 화끈하게(?) 모든 것을 열어 놓던지, 아니면 Age of Steam처럼 꽉 짜여진 pick up and delivery 게임을 하던지 어느 한 쪽을 고를 것 같아요. 하지만 상당히 독특한 디자인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

Posted by: ntrolls | June 22, 2010

iPad로 줄줄히 컨버전되는 보드게임들

캐나다 게임 개발사인 Codito Development에서 엄청난 릴리즈 스케쥴을 발표했습니다. 앞으로 iPad/iPhone용으로 발표할 게임 목록이 다음과 같답니다.

  • Le Havre
  • Tigris & Euphrates
  • Ra
  • Medici
  • El Grande
  • Tikal
  • Age of Industry
  • Brief History of the World

올해 3분기부터 출시를 시작한다는군요. BGN의 원래 포스팅은 여기 있습니다.

Posted by: ntrolls | June 21, 2010

Neuroshima Hex, iPhone/iPad에 등장

BGN에 따르면 Neuroshima Hex가 iPhone용으로 개발되어 8월 이전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가격은 $3이 될 것이라고. AI를 이용해 혼자 플레이하거나, 기기를 돌려가며 사용하는 방식으로 2~4인 플레이를 지원한다네요. 확장판도 개발예정이고, iPad용인 Neuroshima Hex HD는 iPhone용 게임이 발표된 조금 뒤에 나올 예정이랍니다.

Posted by: ntrolls | May 17, 2010

Winning Moves, Spiel 2010 불참 선언

BGN 기사에 따르면 Winning Moves가 2010 Essen Spiel에 불참하기로 선언했답니다. 이유인즉

4일동안 4천5백명정도가 우리 부쓰를 찾는데, 이는 Spiel 방문객의 3%정도 되는 숫자다. 같은 돈으로 다른 행사에 참가하는 편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 게임을 알릴 수 있다고 본다.

라는군요. 부쓰 내는 비용이 많이 비싼가보다..하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또 생각해보면 Spiel은 애초에 상업적인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의 잔치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워낙 강해서 그런지 한 회사라도 빠진다고 하니까 아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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